간판을 새로 달거나 바꾸실 때 간판집에서 «신고는 저희가 알아서 해드립니다»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대행해 주는 곳이 많지만, 신고가 안 된 채로 남았을 때 구청이 서류를 보내는 상대는 간판집이 아닙니다. 법이 조치명령을 내리는 대상에는 광고물을 표시한 사람과 관리자뿐 아니라 광고주와 건물 소유자가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법 제10조제1항).
그리고 간판은 어기면 과태료로 끝나는 영역이 아닙니다. 여기서부터 보겠습니다.
과태료가 아니라 벌금입니다
불법 간판 얘기가 나오면 대개 과태료를 떠올리시는데, 고정형 간판은 벌칙 조항 쪽에 들어가 있습니다.
| 어긴 내용 | 근거 | 제재 |
|---|---|---|
| 허가 대상 간판을 허가 없이 표시 | 법 제18조제1항 |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 신고 대상 간판을 신고 없이 표시 | 법 제18조제2항 | 500만원 이하 벌금 |
| 입간판·현수막·벽보·전단을 신고 없이 표시 | 법 제20조제1항 | 500만원 이하 과태료 |
| 간판에 허가·신고번호를 표시하지 않음 | 법 제16조·제20조제1항 | 500만원 이하 과태료 |
| 제거 명령을 받고 조치기간에 안 치움 | 법 제10조의3 | 500만원 이하 이행강제금 |
벌금과 과태료는 이름만 다른 게 아닙니다. 과태료는 행정질서벌이라 내면 끝이지만, 벌금은 형벌이라 형사절차를 밟고 전과가 남습니다. 간판 하나로 여기까지 가는 일이 흔하지는 않습니다만, 법이 그렇게 짜여 있다는 것과 흔치 않다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실무에서 사장님이 실제로 마주치는 건 대개 이행강제금 쪽입니다. 제거 명령을 받고 버티면 최초 명령일을 기준으로 1년에 2회 이내로, 명령을 이행할 때까지 반복해서 부과됩니다(법 제10조의3). 한 번 내고 끝나는 게 아니라 간판을 내리거나 신고를 마칠 때까지 계속 쌓인다는 뜻입니다. 부과 전에는 문서로 계고하게 되어 있으니, 계고장이 왔다면 그때가 마지막 정리 기회입니다.
반대로 입간판·현수막·벽보·전단은 이행강제금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대신 추락 위험이 있거나 불법 입간판·현수막처럼 대집행 절차를 밟아서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절차 없이 바로 떼어 갈 수 있습니다(법 제10조의2). 길에 내놓은 에어라이트가 어느 날 없어지는 게 이 조항입니다.
허가인지 신고인지, 크기가 가릅니다
간판이라고 다 신고하는 것도 아니고, 신고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시행령이 허가 대상(제4조)과 신고 대상(제5조)을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 간판 종류 | 허가 대상 | 신고 대상 |
|---|---|---|
| 벽면이용간판(가로형·세로형) | 한 변의 길이가 10m 이상, 또는 건물 4층 이상 층에 표시하는 타사광고 | 면적 5㎡ 이상(출입구 양옆에 세로로 표시하는 것은 제외), 또는 건물 4층 이상 층에 표시하는 것 |
| 돌출간판 | 높이 5m 이상이거나 면적 1㎡ 이상(의료기관·약국 표지 제외) | 그 밖의 돌출간판 |
| 지주이용간판 | 높이 4m 이상 | 높이 4m 미만 |
| 옥상간판 | 전부 | — |
| 입간판·현수막·벽보·전단 | — | 전부 |
음식점 사장님이 다는 간판은 대부분 벽면이용간판, 그중에서도 가게 앞 벽에 붙이는 가로형간판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인 분기점은 **5㎡**입니다. 가로 3m에 세로 0.8m짜리면 2.4㎡라 신고 대상이 아니고, 가로 5m에 세로 1.1m면 5.5㎡라 신고 대상입니다. 재는 건 어렵지 않으니 간판집 견적서에 적힌 규격을 한 번만 곱해 보시면 됩니다.
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아무렇게나 달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표시 방법과 금지 장소 기준은 크기와 상관없이 적용되고, 어기면 그것도 조치명령 대상입니다. 그리고 허가·신고 대상 구분은 시행령이 정하지만 세부 적용은 시·군·구 조례를 함께 보므로, 경계선에 걸린다 싶으면 관할 구청 광고물 담당에 규격을 불러 주고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규격은 법이 아니라 조례가 정합니다
«옆 가게는 저렇게 달았는데 왜 우리는 안 되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간판을 어떻게 달 수 있는지는 전국 공통 숫자가 아니라 시·도 조례가 정합니다. 아래는 서울특별시 조례 기준이고, 다른 지자체는 숫자가 다릅니다.
| 항목 | 서울시 조례 기준 |
|---|---|
| 업소당 개수 | 5층 이하 건물은 한 업소에 하나 |
| 가로형간판 가로폭 | 해당 업소 가로 폭의 80% 이내, 최대 10m |
| 가로형간판 높이 | 판류형 80cm 이내, 입체형 45cm 이내 |
| 벽면에서 나온 정도 | 30cm 이내(특수한 경우 최대 70cm) |
| 돌출간판 | 벽면에서 1m 이내, 세로 3.5m 이내, 두께 30cm 이내 |
| 돌출간판 지면 높이 | 3m 이상(인도가 없으면 4m 이상) |
«업소당 하나»가 특히 자주 걸립니다. 가게 앞에 가로 간판을 달고 옆면에 하나 더 붙이고 싶은데, 5층 이하 건물이면 서울시 기준으로는 하나만 됩니다. 돌출간판도 마찬가지로 한 업소에 하나입니다.
한 번 달면 끝이 아닙니다 — 3년, 그리고 인수할 때
간판 허가·신고에는 표시기간이 있습니다. 벽면이용간판·돌출간판·지주이용간판은 3년 이내이고(시행령 제8조 별표 1), 연장하려면 표시기간 만료일 전후 30일 이내에 연장 신청서나 신고서를 관할 구청에 내야 합니다(시행령 제10조). 간판은 그대로 붙어 있으니 만료됐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지나가기 쉽습니다. 처음 신고하실 때 만료일을 달력에 적어 두시는 게 제일 확실합니다.
가게를 넘겨받으셨다면 하나 더 있습니다. 영업신고증 승계와 간판 신고는 별개 절차라, 간판에 적힌 표시자 명의는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표시자나 광고주가 바뀌면 변경 신고를 따로 해야 하고, 정부24 기준 처리기간은 표시자 변경 10일, 광고주 변경 5일, 둘을 같이 바꾸면 20일입니다. 전 주인이 달아 둔 간판을 그대로 쓰시는 경우에도 조치명령 대상에는 관리자와 건물 소유자가 들어가므로, 명의가 남 앞으로 되어 있다고 해서 책임이 비껴가지 않습니다.
상호만 바꿔 다시 칠하는 경우도 그냥 지나가시면 안 됩니다. 광고 내용이나 규격, 위치가 달라지면 변경 허가·신고 대상입니다.
신청 — 어디에, 얼마에
관할 시·군·구청 광고물 담당 부서에 냅니다. 정부24에서 «옥외광고물 등의 표시허가(신고)»로 온라인 신청도 되고, 방문 접수도 됩니다. 기본 서류는 표시(변경)허가신청서 또는 신고서, 위치를 알 수 있는 지도와 현황 사진, 규격·재질·구조가 나온 도면이고, 남의 건물이면 건물주 동의서가 필요합니다.
수수료도 조례로 정해 지자체마다 다릅니다. 참고로 성남시 중원구 기준은 이렇습니다.
| 간판 종류 | 기준 | 수수료 |
|---|---|---|
| 가로형간판 | 6㎡ 이하 | 3,000원 |
| 세로형간판 | 6㎡ 이하 | 2,000원 |
| 돌출간판 | 3.5㎡ 이하 | 15,000원 |
| 지주이용간판 | 10㎡ 이하 | 15,000원 |
| 현수막 | 10㎡ 이하 | 3,000원 |
면적이 기준을 넘거나 전기를 쓰면 가산됩니다. 액수 자체는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닙니다. 이 금액을 아끼려고 미루다가 벌금이나 이행강제금 쪽으로 넘어가는 게 실제로는 훨씬 비쌉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간판집에 맡겼는데 신고도 간판집이 하는 건가요?
옥외광고사업자가 대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조치명령과 벌칙이 향하는 상대에는 광고주인 사장님과 건물 소유자가 포함됩니다. 맡기셨더라도 실제로 신고가 됐는지는 확인해 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확인 방법은 간단합니다 — 허가·신고를 받은 광고물에는 허가번호나 신고번호를 표시하게 되어 있어서(법 제16조), 간판 한쪽에 그 번호가 붙어 있는지 보시면 됩니다.
5㎡가 안 되는 작은 간판은 신고하지 않아도 되나요?
시행령상 신고 대상은 아닙니다. 다만 표시 방법과 금지 장소 기준은 크기와 무관하게 적용되고, 이를 어긴 광고물은 크기와 상관없이 제거 등 조치명령 대상이 됩니다. 세부 적용은 시·군·구 조례를 함께 보므로 경계선에 걸리면 관할 구청에 확인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3년이 지났는데 연장 신고를 못 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되나요?
연장 신청 시기는 만료일 전후 30일 이내로 정해져 있습니다(시행령 제10조). 그 기간을 한참 넘겼다면 연장으로 처리되는지 다시 신고해야 하는지가 관할 구청 운영에 따라 갈리므로, 광고물 담당에 직접 물어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가게 앞에 세워 두는 입간판도 신고 대상인가요?
네, 입간판은 크기와 무관하게 신고 대상입니다(시행령 제5조). 다만 제재 경로가 간판과 달라서, 신고 없이 세우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이고 이행강제금 대상에서는 빠집니다. 대신 대집행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수거될 수 있습니다.
전 주인이 달아 둔 간판을 그대로 쓰고 있는데 제 책임이 되나요?
조치명령을 받는 사람에 관리자와 광고주, 그리고 설치를 승낙한 건물 소유자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명의가 전 주인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방패가 되지는 않습니다. 가게를 인수하셨으면 표시자 변경 신고를 하시고, 그 과정에서 그 간판이 애초에 신고된 간판인지도 함께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현수막으로 이벤트 안내를 걸고 싶은데 어떻게 하나요?
현수막은 신고 대상이고 표시기간도 간판보다 훨씬 짧습니다. 지자체가 정한 지정게시대를 이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게시대 신청 방법과 기간·수수료는 시·군·구마다 다르게 운영하므로 관할 구청 안내를 확인하셔야 합니다.